감자를 다루는 것의 차이가 역사를 바꾸었다.-감자재배가 필요하던 시대 상황

[2024-07-07   23:08]

감자를 다루는 것의 차이가 역사를 바꾸었다.감자재배가 필요하던 시대 상황

유럽의 역사에서 18세기의 이미지는 ‘눈부신’, ‘빛나는’, ‘위대한’ 같은 형용사로 치장된다. 16~17세기에 걸쳐 계속되었던 종교 간 갈등이 마무리되면서 바로크와 로코코로 이어지는 문화가 성장했고 근대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절대왕정을 비롯해 새로운 깨우침을 주는 계몽주의, 시민혁명 등이 다이나믹하게 펼쳐지는 시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18세기는 신항로 개척과 더불어 유럽의 각 나라는 새로운 곳에 식민지를 세웠다. 약탈이기는 하지만 유럽의 경제활동이 확장되는 상황이었고 유럽이 부(富)의 성장을 만들어가기 시작한 시기다. 물론 나라마다 시기적인 차이는 있으나 절대왕정을 중심으로 하여 관료제와 상비군 체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자국 우선주의와 중상주의가 중심이 된 경제 성장을 꾸준하게 이어가던 시기다.

경제적인 발전에 영향을 받아 인구도 증가했다. 자료와 학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당시 유럽의 인구는 17세기 말에 9,600만여 명으로 세계적으로 봤을 때 17~18%의 비율을 차지했었다고 추측한다. 18세기 말에는 인구가 1억 5,000만여 명으로 증가하면서 비율도 약 20% 정도까지 차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문화권에 비해 유럽의 인구가 상대적으로 증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인구 증가와 함께 도시화가 빠르게 이뤄졌다.

잉글랜드의 경우 17~18세기까지 인구는 111%가 증가하는데 도시 인구는 600%까지 늘어난다. 도시화가 급속도로 이뤄진 것이다. 이런 모습은 상업이 발달했던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도시화는 인구의 집중을 의미한다. 인구가 집중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일자리와 먹거리다. 집중된 인구는 도시에 들어서는 공장에서 산업활동을 통해 물자를 생산했다. 그래서 도시는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생산된 물자를 이동시키기 위해 도로가 필요했다. 또,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허기를 채우려면 충분한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는 농경지와 용수 확보가 도시화에서 매우 중요했다.

밀 문화권이었던 유럽은 쌀 문화권이나 다른 작물 문화권보다 자연환경에 상대적으로 좀 더 영향을 받았다. 밀의 수확량 적을 때에는 먹거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면서 인구수가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속도가 감소했다. 그만큼 먹거리는 사람에게 중요했다. 18세기에 들어 1740년대와 1770년대에 큰 흉년이 발생한다. 먹거리를 구하지 못해 많은 사람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 1740~1742년 사이에는 유럽을 휩쓴 전염병(이질, 장티푸스, 티푸스, 천연두를 비롯한 희귀 열병)까지 돌아 여러 지역에 걸쳐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이런 상황을 프로이센도 피하지는 못했다. 같은 수의 사람이 죽더라도 프로이센처럼 인구가 적은 나라의 경우에는 사망자의 비율이 커지기 때문에 피해는 더욱 컸다.

18세기에는 프로이센을 포함한 많은 유럽인이 굶주림과 질병에 노출되어 있었고 농업이 위주였다 보니 먹거리가 확보되어야 사회가 안정될 수 있었기에 유럽의 여러 나라는 안정된 먹거리를 공급하려고 다양한 작물을 심어서 연구했다. 이런 노력은 프로이센도 마찬가지였다.

18세기의 유럽은 다이내믹과 버라이어티가 공존했다. 문화적인 성장은 물론 사상적인 계몽은 부유층과 사회를 변화시켰으나 전염병에 기상재해로 인한 흉년까지 겹치며 곡물 가격이 올라 굶주리는 사람이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때에 따라서는 곡물 가격이 내려가기도 했는데 이때 떨어진 곡물 가격이 오르는 게 쉽지 않아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는 지대도 낼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농사를 포기하다 보니 농지가 황폐해지는 예도 적지 않았다. 1744년과 1774년도 그랬다. 흉년으로 인해 먹거리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아 많은 이가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다. 시간이 갈수록 여러 나라에서 밀을 대체하지는 못해도 보완해 줄 수 있는 대체 작물의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되었다. 그런 작물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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