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다루는 것의 차이가 역사를 바꾸었다.-감자에 대한 인식

[2024-07-10   00:05]

 

감자에 대한 인식

감자가 유럽으로 처음 전해졌을 때 울퉁불퉁한 생김새로 인해 환영받지 못했다. 더군다나 당시 유럽을 지배하던 가톨릭의 경전인 ‘바이블’에서도 언급되지 않는 작물이다 보니 저주에 걸린 ‘사탄의 작물’로 간주되어 먹기 위한 용도보다는 주로 꽃을 감상하려고 재배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감자는 당시의 유럽인이 미개하다고 생각하는 대서양 건너의 원주민들이 먹던 식자재였기 때문에 노예와 가축들에게나 먹이는 작물로 취급되고 있었다. 또 감자를 자르면 단면이 쉽게 변색하였었는데 이는 감자에 들어있는 성분인 페놀성 화합물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산화되는 갈변현상이었지만 당시에는 감자의 특성을 알지 못했다.

이런 여러 이유로 프랑스에서도 감자를 못 먹을 음식으로 취급했고 감자를 먹고 나서 한센병에 걸렸다는 이야기까지 떠돌며 일반적인 식용으로 감자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기피하는 성향이 강했다. 감자가 한센병을 옮긴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자 1730년 브장송 의회를 통해 감자가 한센병을 퍼트린다는 이유로 감자재배 자체를 못하도록 법까지 만들었고 이를 어기면서 감자를 재배하면 벌금을 내도록 하였기에 아무도 감자를 재배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더욱 부추긴 것은 감자에 있는 ‘솔라닌’ 때문이었다. 솔라닌은 가지과(科)의 작물이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만들어내는 일종의 천연살충 물질이다. 그렇다 보니 적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두통과 복통을 일으켰고 경우에 따라 심하면 호흡곤란까지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었다. 싹과 껍질에 많은데 조리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날것으로 먹다가 위장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를 두고 악마의 저주가 담겼기 때문이라고 해석하여 감자를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감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빠른 속도로 자라는 것에 사람들은 놀랐다. 감자 줄기가 자라는 속도는 물론 한 줄기마다 감자 여러 개가 맺히는 것을 보고 자신들이 그동안 봐왔던 농작물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낯설다 보니 악마의 저주가 걸려있는 거로 생각했고 두려워했다. 오늘날은 이 모든 게 감자의 특성이라는 걸 알지만 당시는 종교적인 편견과 두려움이 강했기 때문에 여러 이유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보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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