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6 11:38]
감자 관리가 역사를 바꾸었다. –감자에 대해
끓는 기름에 튀김옷을 입힌 생선을 튀겨내고 두껍게 자른 감자도 튀겨내서 소스에 찍어 먹는‘피시 앤 칩스’는 제국주의와 산업혁명 시대의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잉글랜드인들은 이 음식을 먹으며 산업혁명의 물결에서 자본주의를 이끌었고 세계를 정복해갔다. 피쉬 앤 칩스 절반의 지분을 가진 감자는 한때 ‘악마의 작물’로 불렸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잉글랜드인의 허기를 채우는 ‘신의 축복’이 되었다. 신항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아메리카’가 발견되었고 현지 원주민의 먹거리가 유럽으로 전해진 결과다. 이때 전해진 작물 중에 하나인 감자는 같이 전해졌던 다른 작물보다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지만 굶주림에 허덕이던 유럽을 배부르게 만든 대표적인 구황작물이다. 오늘날 유럽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먹거리로 자리를 잡았다.
감자는 다른 작물과 달리 재배하는데 기후의 영향이 적었다. 극한의 기후인 사하라 같은 더운 지역은 물론 그린란드처럼 추운 지역에서도 감자를 수확할 수 있다. 심을 수 있는 흙이 있다면 말이다. 또 자라는 속도가 빨라 조건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으나 파종 후 대략 90~100일 정도가 지나면 수확이 가능하다. 감자가 모든 기후와 토양에서 잘 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기후와 토양과 기후에서 잘 자라는 편으로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다.
감자는 파종에서 생산까지의 기간이 짧다 보니 같은 면적에서 옥수수나 쌀, 밀, 콩 등 다른 작물을 생산했을 때보다 총칼로리에서 높다. 물론 감자는 다른 작물처럼 다 자라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크기가 작더라도 중간에 수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밀이나 쌀, 옥수수, 콩과 같은 다른 작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 감자는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이 적게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는 노동력의 잉여를 낳게 된다.
밀은 기후에 따라 해마다 작황이 다르다 보니 매년 가격이 움직였다. 불안한 먹거리인 밀에만 의지해야 했던 유럽에 감자가 나타나면서 식량에 대한 걱정은 줄어들었다. 이런 이유로 감자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하는 18세기 말부터 유럽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한다.